운동 접고 김경수 돕기로…2012년엔 경선으로 선출되고도 권영길에 양보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국회의원을 경남지사 단일후보로 추대하면서 가장 먼저 경남지사 선거운동에 나섰던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또다시 꿈을 접었다.
그는 이미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른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시 무소속 권영길 후보에게 지사 후보를 양보한 적이 있다.
당시 공 전 시장은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4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선을 치러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선출됐지만 권영길 후보에 야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말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공 후보가 야권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권 후보를 단일후보로 지원키로 했다"며 "대선 승리와 도지사 승리라는 대의에 헌신한 공 후보의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경위야 어쨌든 두 번씩이나 경남지사 후보직을 양보했거나 경선도 없이 특정인을 위해 꿈을 접었다.
공 전 시장은 4일 연합뉴스에 "제가 경남지사 후보가 되려고 열심히 했고, 어느 정도 그 자리가 보였고 여론도 좋아 상승세였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중앙당이 보는 것은 제 생각과 달랐다"고 아쉬운 심정을 털어놨다.
'김경수 차출론'이 본격 제기되면서 그는 전략공천 부당성을 호소하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략공천 강행 시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는 등 무소속 출마까지 시사하며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추미애 대표와 간담회에서 오랜 기간 준비했던 경남지사 선거를 정리하고 김경수 의원 추대에 동의했다.
그는 "추 대표가 부산·경남이 중요하고 김경수 의원이 그래도 우위에 있으니 전략공천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데 동의했다"며 "당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와도 뒷감당이 안 되고 결국 개인 뜻을 접는 게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자신을 지지하는 모임인 '공감포럼'을 창립하고 10개월가량 선거체제를 유지한 공 전 시장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의원 추대에 동의하기 전날인 지난 1일에도 자유한국당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나온다면 자신이 본선에서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자료까지 낸 그로서는 하루 만에 출마 뜻을 접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러한 공 전 시장의 동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경남지사 선거를 준비하며 펴낸 자서전 형식의 '걸어서 16분'이라는 책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소개한 바 있다.
경남고와 경희대 법대 1년 선배인 문 대통령과 경희대 재학 시절 '쌍경법회(雙慶法會)' 모임에서 알게 돼 오랜 기간 좋은 인연을 이어왔다고 했다.
쌍경법회는 경남고 경(慶)자와 경희대 경자를 붙인 법대 동문 모임이란 의미다.
2012년 경남지사 후보를 양보한 것도 '문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고 공 전 시장은 회고했다.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선 문 대통령이 진보정치 세력과 단일화로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경남지사 후보를 진보정치세력 후보인 권영길 후보에게 양보해야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경수 의원 단일후보 추대에 동의하고 나서 지난 3일 마지막 성명을 냈다.
'문재인 정부 성공과 경남 지방권력 교체를 위한 선당후사의 결단으로'라는 성명에서 "많은 분의 노력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 반열에 설 수 있었으나 이보다 우선해야 할 또 다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선당후사의 대승적 결단이 불가피했다"며 "그 결단은 문재인 정부 성공과 경남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야 하는 절대절명의 기회를 소중하게 여긴 데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그는 김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데 그동안 축적해둔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지지해준 분들을 찾아뵙고 고맙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달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우선은 당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그 이후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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