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폭탄' 맞교환…G2 무역 충돌속 물밑협상도 병행(종합2보)

입력 2018-04-04 18:34   수정 2018-04-0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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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폭탄' 맞교환…G2 무역 충돌속 물밑협상도 병행(종합2보)

트럼프, 500억달러 상당 '중국 제조 2025' 1천300개 품목에 25% 관세
中, 美 대두·자동차 등에 25% 보복관세…항공기·소고기 등도 포함
미중 모두 보복 관세 발효 시기 특정하지 않아 협상 여지도 남겨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이승우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3일(이하 현지시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하자 중국이 곧바로 똑같은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품목을 겨냥했다면 중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대두·자동차·항공기·소고기 등을 정조준했다.
미무역대표부(USTR)는 25%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 500억 달러(약 54조 원) 상당의 1천300개 품목을 발표했고, 중국은 상무부·외교부·주미 중국대사관을 동원해 "똑같은 보복을 할 것"이라고 반발하고서 4일 오후 미국산 17개 분야, 106개 품목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등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에 맞서 중국은 돈육·과일 등 미국산 128개 품목에 맞불 보복 관세를 매겼다. 다시 미국이 1천300개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중국 역시 같은 수준으로 대응했다.
미국이 이날 발표한 1천300개 품목 리스트는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품목을 망라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제재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는 물량만을 앞세운 단순 제조업 대국에서 핵심 첨단 기술을 지닌 제조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이 이번에 '관세 폭탄' 투하 대상으로 삼은 '중국제조 2025'는 '제조강국'을 목표로 한 중국의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5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 로봇 및 첨단 공작기계, 항공우주 등 10개 핵심 산업을 세계 1~3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업종은 관세를 부과하는 중점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지식재산 도둑질'을 응징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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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중국의 항전 의지는 미국의 USTR이 '관세폭탄' 1천300개 품목 목록 발표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중국 상무부가 똑같이 보복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잘 나타났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오후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의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에 따라 추후에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관세부과 품목 명단에는 대두(황대두, 흑대두) 외에도 옥수수, 옥수수 분말, 수수, 미가공 면화, 신선 소고기, 냉동 소고기, 담배 등 농산품이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대두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3천200여t을 수입했으며, 금액으로는 140억 달러(약 14조8천75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역시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항공기도 지난해 보잉의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넘겼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무역 갈등 해결에서 미국이 또다시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보호주의는 개방의 문을 닫는 것과 같아 반드시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화권 매체인 홍콩 봉황망은 전날 농업과 농가 우대를 위한 8개 영역, 37개 조치를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이는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따라 대두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해 생산을 확대하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미국의 악랄한 행위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분명하다"면서 "미국의 강경한 조치는 자살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미중 양국의 관세폭탄 난타전에도 불구하고 양국 모두 해당 조치의 발효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협상 타결의 여지를 남겨뒀다.
USTR은 이번 관세조치에 대해 향후 30일간 의견수렴을 한 뒤 내달 15일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내달 말 또는 6월 초까지는 관세부과 조치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중국 또한 미국산 대두 등 106개 품목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도 미국의 상황에 따라 추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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