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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두·자동차 등에 25% 보복관세…팜벨트·러스트벨트 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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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똑같이 갚아주겠다"고 예고한대로 4일 발표한 보복관세 품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점'을 노골적으로 노리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지지했던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주력 생산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이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이날 미국의 관세 부과 품목 발표에 맞서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관세부과 품목 명단에서 대두(황대두, 흑대두)와 옥수수, 옥수수 분말, 수수, 미가공 면화, 신선 소고기, 냉동 소고기, 담배 등 농축산물이 두드러진다.
미국은 전세계 대두 생산량의 35%, 옥수수 생산량의 36%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산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진영의 핵심 텃밭인 중서부에 몰려 있다.
중국은 그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면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크게 늘려 미국 농업의 중국 의존도를 키워왔다. 소득증대에 따라 육류 소비가 늘면서 미국산 사료의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대두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3천200여t을 수입했으며, 금액으로는 140억 달러(약 14조8천750억원)에 달한다.
미중 통상전쟁의 직격탄을 맞게 된 이들 팜벨트 농가가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농가소득이 올해 6.7% 감소하면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는 미국 내 전망이 쏟아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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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관세 부과 대상으로 선정한 자동차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중서부 러스트벨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대변한다.
러스트벨트의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한 권역이다. 러스트벨트의 주력 생산품에는 자동차 외에 이미 미중 통상전쟁의 포화에 휘말려 있는 철강도 포함돼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0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회복 기미를 나타내던 러스트벨트의 자동차산업이 중국의 관세부과로 뒷덜미를 잡힐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정확히 겨냥한 중국의 맞춤식 관세 부과는 그 지지층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통상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나올 것을 기대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들 팜벨트와 러스트벨트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을지는 미중 무역전쟁의 승패와 진척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불균형을 경제 통상 문제가 아닌 미국 내부의 정치문제로 해소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되면 미중 통상갈등이 완화되고 보호 무역주의 기조도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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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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