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서 北가수 '뒤늦은 후회' 불러줘…자주 만나야 마음 열릴 것"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예전에는 노래가 끝나면 박수를 길게 쳐주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저를 소개함과 동시에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와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마치고 4일 새벽 귀환한 가수 최진희는 피곤한 기색 없이 목소리가 무척 밝았다.
방북이 네 번째, 평양 공연이 세 번째였던 최진희는 이날 밤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관객 반응이 뜨거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전과 객석 분위기가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 단독 공연 '봄이 온다'와 3일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합동 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자신의 대표곡 '사랑의 미로'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청곡으로 알려진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최진희는 "1일 공연에 김 위원장이 오는 건 몰랐다"며 "공연이 끝나고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데 ''뒤늦은 후회'를 인상 깊게 잘 들었다.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내 노래도 많은데 왜 이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몰랐는데 그때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에 '봄이 온다'란 주제로 공연했으니 가을에 '가을이 왔다'는 주제로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그걸 보면서 성격이 활달하다고 느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걸그룹 못지 않게 예뻤다"고 덧붙였다.
또 남북 합동 공연에서 함께 부를 곡이 평양에서 결정됐지만 그는 노래를 익히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 예술단과 삼지연관현악단의 여가수들은 북한 노래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함께 불렀다.
최진희는 "처음 듣는 노래였다"며 "그런데 입에서 쉽게 흘러나올 정도로 멜로디의 중독성이 있었다. 아무래도 한민족이니 정서가 비슷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두 차례의 공연이 끝나고 3일 저녁 열린 우리 예술단의 환송 만찬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말도 잘 통했고 정말 좋은 분위기에서 뜨거운 정을 나눈 느낌이었다. 참석자들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우리는 소원은 통일'을 다 같이 불렀고,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들이 나를 위해 '뒤늦은 후회'를 불러주기도 했다.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평양 공연이 이뤄지면 참여하겠느냐고 묻자 "자주 가면 좋을 것 같다"며 "새로운 시대가 열려야 하고 그러려면 우리가 자주 만나야 한다. 마음이 우선 열리고 편안해지면 거기에 또 길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공연을 함께 꾸린 후배 가수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후배들이 선배들을 잘 챙겨 너무 예뻤다"며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럽고 든든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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