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맞서 보복관세 발표한 중국 "이제 협상의 시간 됐다"

입력 2018-04-04 23:20  

미국 맞서 보복관세 발표한 중국 "이제 협상의 시간 됐다"
"상호존중 태도로 협상해야"…"절대 외부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등 106개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화 손길을 내밀었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개최한 미중 무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모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온 만큼 이제는 협상과 협력의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 중국산 수입품 1천300개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10시간만에 미국산 대두(메주콩),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주 부부장은 "미국의 보조금이 중국 대두 농가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두를 관세 부과 리스트에 올린 넣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리스트만 발표됐을 뿐 아직 관세부과 효력은 발휘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아직 협상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담판 협력의 전제는 상호 존중"이라며 "한 방향, 한 영역에서만 조건이 강화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 부부장은 "만약 미국이 여전히 독단적으로 나아간다면 중국은 절대 외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불굴의 역사는 신중국 발전의 역사이자 중국 인민의 투쟁사이기도 하다. 중국은 어떤 외부 압력에 굴복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보복관세 품목이 미국 중서부 농업주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공격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질문에 주 부부장은 "정치적 측면으로 이 문제를 보고 싶지 않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체 대두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62%에 이르고 미국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대두가 3천285만4천t으로 중국 전체 수입량의 34.4%를 차지하고 있다는 수치를 거론했다.
미국 국채 매각이나 위안화 절하 방식으로 미국에 반격할 가능성에 대해 주 부부장은 "중국은 시장의 규칙, 구체적인 시장 원칙, 다원화 원칙에 따라 시장 조작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운용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외환보유액 운용의 원칙은 안전성과 유동성, 적절한 수익성"이라며 "중국은 국제자본시장의 책임있는 투자자로서 시장의 운영규칙을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부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에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연간 1천억 달러로 축소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렇게 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수지의 흑자나 적자는 시장의 힘이 결정하는 것이고 미국 전체의 경제정책, 경제구조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중국 단독으로 흑자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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