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서울서 수원으로 옮긴 후 첫 슈퍼매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오는 8일 수원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이번 시즌 첫 슈퍼매치는 '데얀 더비'이기도 하다.
FC서울의 간판 골잡이로 역대 슈퍼매치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7골)을 올린 몬테네그로 출신 데얀이 수원 유니폼을 입은 뒤 열리는 첫 슈퍼매치이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도 단연 주인공은 데얀이었다.
1년 전만 해도 황선홍 서울 감독 옆에 앉아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던 데얀은 "반대쪽에 자주 앉아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에 있다"며 "푸른 유니폼을 입고도 골을 넣을 것이고 최선을 다해 수원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서울 유니폼을 입고 19골을 넣었던 데얀은 이번 시즌 수원에 옮겨서도 K리그에서 1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골을 뽑으며 녹슬지 않은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슈퍼매치에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데얀은 "세리머니보다는 경기 승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도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넣더라도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나를 응원해준 서울 팬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을 비롯한 K리그 팬들에 충격을 안겼던 자신의 수원행에 대해 데얀은 "일부 팬들은 화가 나고 야유도 할 수 있겠지만 K리그엔 스토리가 생겨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축구 선수고 경기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번 슈퍼매치는) 전쟁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다.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제는 상대 팀 선수가 된 데얀을 보며 황 감독은 "작년엔 내 옆에 있었는데 좀 생소하다"고 웃으며 "축구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데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욕심으로는 데얀이 골을 못 넣고 우리가 이기면 좋겠지만 데얀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며 "데얀 대 서울의 싸움이 아니고 팀과 팀의 싸움이기 때문에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 동료에서 경쟁자로 만난 서울의 신진호도 "데얀이 수원으로 가서 개인적으로 놀라웠지만 K리그에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생각했다"며 "데얀을 막는 것이 아니라 수원을 상대하는 것이다.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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