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져 미 전역이 들끓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손에 든 파이프를 총으로 오인해 무려 10발이나 쏜 것으로 드러났다.
AFP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후 5시께 흑인 밀집지역인 브루클린 크라운 하이츠에서 일어났다.
경찰은 길거리에서 "총처럼 보이는 물체"를 들고 행인을 겨냥한 남성이 있다는 911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경찰이 다가가자 이 남성이 양손으로 총을 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고 테런스 모나한 뉴욕경찰서장은 밝혔다.
현장에 간 경찰 4명은 이 남성을 향해 모두 10발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그러나 이 남성이 들고 있던 물체는 총이 아닌 끝에 손잡이 종류가 달린 파이프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에는 총격 직후 시민 10여 명이 몰려들어 소리를 지르며 경찰의 행위를 비난하는 모습이 담겼다.
피격당한 남성은 정신 이상이 있기는 하지만 폭력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다.
더구나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흑인 청년 스티븐 클라크(22)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한명의 흑인 피해자가 발생한 데 대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공교롭게 이날은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 격인 마틴 루서 킹 목사 서거 50주기로, 미 전역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된 날이기도 했다.
앞서 새크라멘토에서 숨진 클라크도 경찰이 클라크의 아이폰을 총기로 오인해 20발가량이나 발사한 것으로 드러나 흑인사회의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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