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희생자 유해발굴 올해 마무리 한다

입력 2018-04-05 17:22  

제주 4·3 희생자 유해발굴 올해 마무리 한다
문재인 대통령 "유해발굴 사업 끝까지" 약속에 탄력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과제 중 하나인 희생자 유해발굴이 올해 마무리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4·3 당시 학살돼 암매장된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제주4·3평화재단과 유해발굴 및 유전자 검사 업무 대행 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평화재단은 이에 따라 한국국토정보원 제주지역본부,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함께 지난달 30일 밤 제주국제공항에서 4·3 희생자 유해발굴을 위한 지적측량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10∼12월 제주4·3연구소에 의뢰한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 조사 용역 결과 제주공항 내 5개 지점이 암매장지로 추정됐다.
지점별 위치는 1번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2번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 3번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구역, 4번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5번 화물청사 동쪽 구역이다.
이번에 2번과 3번 지점에 대해 지적측량 결과 3번 지점은 활주로 중심에서부터의 거리가 80m에 불과해 사실상 발굴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발굴작업을 하려면 활주로 중심에서 최소 15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4번과 5번 역시 활주로에 포함됐거나 활주로와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 발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평화재단은 따라서 1번과 2번에 대해 시굴조사를 하고, 암매장 흔적 등이 발견되면 올해 안으로 추가 예산을 확보해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평화재단은 4·3 희생자 암매장지로 추정되는 제주시 도두동, 조천읍 선흘리와 북촌리, 대정읍 구억리 등 4곳에 대한 발굴작업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4·3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은 2006년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화북동에서 11구의 유해가 발굴됐으며, 그 가운데 2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듬 해 제주공항 서북 측에서 2단계 1차 발굴을 한 결과 128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2단계 2차로 제주공항 동북 측을 발굴하자 260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2단계 발굴로 공항에서 확인된 유해는 총 388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90구만 신원이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3단계 발굴이 이어졌고 유해 1구가 확인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정부 예산에 4·3 유해발굴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4·3 70주년 추념사를 통해 "유해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4·3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평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제주공항 내 암매장 추정지 중 활주로와 인접지 등에 대한 발굴은 공항이 문을 닫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며 "발굴 가능한 곳에 대한 발굴을 올해 안으로 모두 완료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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