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채용 청탁리스트 수사 본격화…검찰, 관련자 잇단 소환

대구은행 채용 청탁리스트 수사 본격화…검찰, 관련자 잇단 소환
"경영진 위법지시 여부 수사 중"…윗선 수사 속도
"은행 조직적 증거인멸…필기·면접 점수자료, 입사지원서도 폐기"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대구은행 채용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청탁리스트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청탁리스트에 기재된 청탁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잇따라 소환 조사하고 있다.
청탁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는지, 뇌물 등 대가성 거래가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앞서 검찰은 대구은행 압수수색에서 청탁자, 청탁 내용 등과 관련 있는 파일 형태 목록을 확보했다.
대구지검은 구속한 대구은행 전 인사부장 A씨가 연루된 채용비리 10여 건 관련 청탁자들을 우선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 기소 시한 등을 고려해 혐의 확정을 위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 담당자뿐 아니라 윗선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진 위법지시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단계가 아니다"며 "시중에 도는 여러 가지 소문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 은행권 등에서는 "기업인, 정치권·관가 인사, 법조계 인사 등이 채용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다", "박인규(64) 전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채용비리를 지시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돈다.
대구지검은 2015년 이전 채용 관련 자료도 분석하고 있지만, 은행 측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은행 측이 필기시험 점수나 개별 면접위원 점수는 물론 입사지원서까지 폐기했다"며 "관련 자료를 대부분 지워서 채용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 인사부장 A씨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한 데 이어 자료를 폐기하는 데 관여한 실무자에게도 증거인멸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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