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고비마다 이영하(21), 박치국(20), 곽빈(19) 등 신인 투수들을 과감하게 쓰고 있다.
지난 3일 LG 트윈스와 시즌 첫 '잠실 더비'에서 2-2 동점이 된 8회초 1사 만루에서 고졸 루키 곽빈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감독들의 경우 어린 선수들이 자칫 트라우마를 갖게 되지 않을까 염려해 여유 있는 상황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에 만난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에 쓰는 거다. 기존 선수들보다 실력이 낫기 때문에 쓰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그래도 경험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어차피 경험을 쌓아야 한다면 여기(1군)에서 쌓으면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워낙 가진 것 자체가 좋고, 신인들이긴 하지만 신인답지 않은 배짱이 있어서 기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다.
김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그나마 잘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양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양의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를 맞아도 (양)의지가 '내가 책임질게'라는 한마디에 투수들은 안심하고 다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머리가 좋은 포수는 투수가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과 못 던지는 공을 빨리 캐치해낸다. 평상시에는 잘 던지다가도 위기 상황에서 사인대로 못 던지는 공이 있다"며 "그래서 중요할 때 그게 설령 타자가 잘 치는 코스더라도 투수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을 던지게 하는 포수가 진짜 좋은 포수"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적을 알기 전에 우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양의지가 바로 그렇다는 말이다. 같은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의 말에서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끄는 양의지의 진가가 새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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