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후 한우농장 11곳 233마리 발병…전국의 29.8% 집중
잠복기 때 발견 못해 문제…6개월 주기 검사로 전염경로 차단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작년 이후 충북 옥천에서 꼬리를 무는 소 브루셀라병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6개월 주기 혈청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병 잠복기가 6개월인 점을 감안해 혹시 모를 잠복 병원균까지 발본색원하기 위한 조치다.
8일 옥천군에 따르면 작년 이후 이 지역서 233마리의 한우가 브루셀라병에 걸렸다. 전국 감염 소 782마리 중 29.8%가 이곳에서 나왔다.
지난해 1월 12일 옥천읍 서대리 농장 2곳에서 73마리가 집단 발병한 이후 감염농장은 순식간에 11곳으로 늘었다. 같은 농장에서 시차를 두고 4차례 연속 감염 소가 나온 사례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감염 우려가 있는 송아지를 포함해 286마리가 살처분됐고, 함께 사육되던 276마리는 방역 차원에서 조기 도태(도축)됐다. 멀쩡하던 소 562마리가 죽음을 맞은 것이다.
살처분된 소는 시중가격의 80%(도태는 100%)를 보상하는 데, 지금까지 나간 보상금은 17억원을 웃돈다.
방역당국은 이 병이 번진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1년 넘도록 이렇다할 전파 경로를 찾지 못했다.
다만 가축분뇨 수거차량이 최초 발생농장을 포함해 여러 곳을 휘젓고 다니면서 광범위하게 병원균을 퍼트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군은 감염 소가 나올 때마다 예방적 살처분을 하면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썼다. 발생농장 소 이동을 6개월간 제한했고, 이후 새로 송아지를 들일 때는 미리 소독상태 등을 점검받게 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브루셀라 확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허술한 방역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올해도 한우농장 2곳에서 감염 소가 추가로 나왔다.
정부의 소 결핵·브루셀라병 방역 지침은 한 살 넘은 한·육우에 대해 매년 1차례 채혈검사를 받도록 했다. 젖소의 경우는 우유 검사로 대체한다.
문제는 이 병이 잠복기에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복 상태로 검사를 통과해 새로운 전염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옥천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검사횟수를 한 해 2차례로 늘렸다. 예상되는 모든 전염경로를 틀어막으려는 조치다.
군은 최근 관내 한·육우 8천731마리의 혈청을 뽑아 브루셀라 검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감염 소 1마리가 새로 발견돼 살처분됐고, 함께 사육되던 한우 24마리는 이동제한됐다.
군은 올해 하반기 또 한 차례 혈청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3천만원의 추가경정예산도 확보해둔 상태다.
이화목 옥천군 가축방역팀장은 "6개월 주기로 검사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전파경로가 완전히 차단되는 셈"이라며 "외지에서 새로 들어온 소만 특별관리한다면 1년 넘게 꼬리 무는 전염병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까지 한 해 1만마리가 넘는 소가 이 병에 걸렸다. 그러나 2008년 검사대상이 확대되고, 도축이나 거래때 검사 증명서 첨부가 의무화되면서 감염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 병은 사람한테도 옮겨져 발열·피로·관절통 증세로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지난 5년간 국내에서도 3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옥천군 보건소는 인체감염에 대비해 발병 농장 종사자의 혈액을 그때 그때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검사받고 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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