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폐쇄로 현지 교민 '시름'…"일부는 한국으로 철수"

입력 2018-04-05 18:44   수정 2018-04-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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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폐쇄로 현지 교민 '시름'…"일부는 한국으로 철수"

"6개월 뒤에는 여건 좋아져 관광객 더 몰릴 것" 기대감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6개월간 환경정화를 위해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 섬을 폐쇄하기로 함에 따라 현지에서 주로 관광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교민 1천여 명이 시름에 빠졌다.
보라카이 섬은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찾은 외국인 관광객 26만2천여 명 가운데 8만8천여 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우리나라 관광객이 선호하는 휴양지다.


이 때문에 보라카이 섬에는 호텔, 식당, 마사지숍, 기념품점 등 교민이 운영하는 관광 관련 업소만 100여 개가 넘는다.
6개월간 섬이 전면 폐쇄되면 아무런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비싼 건물 임대료는 계속 내야 하는 실정이라 일부 영세업소는 아예 철수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민 보라카이 한인회장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6개월간 폐쇄하면 경제적인 타격이 어마어마하다"면서 "보라카이 섬 전체 경제가 올스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몇 달 전부터 폐쇄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교민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교민들은 우선 폐쇄 기간 업소 종업원들의 월급과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 휴업을 신청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또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건물주를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던 가이드 50여 명은 보라카이 섬 폐쇄 결정이 난 지난 4일부터 서서히 섬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세부 등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교민들 사이에는 6개월간의 대대적인 환경정화 작업이 끝나고 오는 10월 말 다시 문을 열면 관광여건이 대폭 개선돼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정 회장은 "보라카이 섬의 난개발을 막고 대대적으로 환경정화를 해야 한다는 데는 교민들도 공감한다"면서 "6개월간의 폐쇄가 전화위복이 돼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보라카이 섬에 23㏊에 달하는 대규모 카지노 시설 건립 허가가 난 것도 호재가 될 것으로 교민들은 보고 있다.
한 교민은 "엄청난 규모의 카지노가 들어서면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기 때문에 보라카이 섬 전체 관광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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