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볼리비아·우루과이 전·현직 대통령 일제히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결정에 일제히 분노했다고 dpa 통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날 새벽 항소 절차가 끝날 때까지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룰라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룰라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늦어도 일주일 안에 수감될 예정이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브라질 대통령을 지낸 그는 2009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사에서 호화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징역 9년 6월, 2심에서 징역 12년 1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판결을 접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런 불공정한 판결로 영혼에 상처를 받았다"고 적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도 성명을 내 "가장 터무니없는 불의"라며 "룰라 전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우파 진영의 음모"라고 비판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과두제 집권층은 민주주의나 정의에 관심이 없다"며 "룰라 형제에 대한 판결의 진짜 이유는 그가 다시 브라질의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퇴임 당시 8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3선 도전에 나서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며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혀왔다.
남미 좌파의 상징인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들을 참지 못하는 사회 계층과 기득권층이 존재한다"면서 "나는 판사들, 언론과의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루시아 토폴란스키 우루과이 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이 기소되는 근거가 된 해변 아파트를 소유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거들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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