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사용자보다 노조 측 시각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에 고용노동부 관료 출신이 선임되면서, 재계에서 "노조 입장을 더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총은 6일 오전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송영중(62)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석좌교수를 5대 상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경총 회장단은 "저성장 저고용,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인력수급 불균형,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노사문제에 경륜과 식견이 풍부하고 고용, 복지 문제에도 밝은 송 교수가 경총 상임부회장으로 적임자"라고 밝혔다.
송 부회장은 1955년 전남 장성 출생으로,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노동부(현 고용노동부) 고용정책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관료 출신 경총 부회장은 경제기획원, 상공부 등에서 근무한 조남홍 3대 부회장(1994~2004년 재임) 이후 두 번째다.
1대 윤능선, 2대 황정현 부회장은 각각 다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출신이었고, 4대 김영배 부회장은 경총 내부 이사로서 부회장까지 승진했다.
상공회의소,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임원은 관료 출신이 임명되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경총은 노사 문제에 특화된 경제단체인 만큼 고용부 출신이 선임된 데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고용부가 일자리나 임금 문제 등에 있어 노조 편에서 사용자를 설득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재계는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송 부회장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노동부 고용정책본부장 등까지 역임한 노동·고용 전문 공무원"이라며 "관료 출신이 14년만에 경총 상임부회장 자리에 앉은 것도 어색한데, 이런 경력까지 갖춘 분이 재계 입장을 대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전임 김영배 부회장은 정부 고용 정책 등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며 '쓴소리'를 쏟아내 정권과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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