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7) 감독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쌍두마차로 불린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勳) 감독이 지난 5일 도쿄도(東京都) 내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다카하타 감독의 작품은 '반딧불이의 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6일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에(三重)현 출신인 그는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 재학 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카하타 감독은 1959년 입사한 당시 도에(東映)동화에서 미야자키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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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으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처음 감독하면서 주목받았다.
1971년에는 후배인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퇴사하고 회사를 옮기면서 TV시리즈인 '루팡 3세',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강머리 앤' 등의 작품을 다뤘다.
미야자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에는 프로듀서로 참가했다.
이듬해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했다.
'추억은 방울방울', '이웃집 야마다군' 등을 발표했으며 2013년에는 14년 만에 장편 '가구야 공주 이야기'를 선보였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거론되는 '반딧불이의 묘'는 고아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을 그린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이 작품은 모스크바 아동청소년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반면 국내에서는 전쟁을 미화하고 일본을 전쟁 피해자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6년 방한 시 "중국이나 한국에 대해 일본이 행했던 것은 잘못됐지만,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히 일본이 피해자"라면서도 "그렇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한국인이 좋지 않게 보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바 있다.
NHK는 그가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며 "2014년에는 세계최대급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명예크리스털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높이 평가받았다"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을 세계에 자랑할만한 문화로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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