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로힝야족 사태는 제노사이드…난민 수용 용의"

입력 2018-04-06 10:08  

두테르테 "로힝야족 사태는 제노사이드…난민 수용 용의"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초법적 처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잔혹 행위를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하면서 로힝야족 난민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농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미얀마에서 핍박받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동정심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정말로 그들(로힝야족)을 불쌍하게 여긴다. 난민들, 로힝야족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해온 유럽연합(EU)이 로힝야족 문제 해결에 무능을 드러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 다만, 로힝야족 문제를 유럽과 분리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그런 것이 제노사이드의 속성이다"고 발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나 로힝야족 문제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는 실권자 아웅산 수치에 대해서는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그녀는 내 친구다"고만 언급했다.



회원국 간에 '내정 불간섭' 원칙을 유지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지도자가 다른 회원국의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두테르테는 로힝야족 사태를 국제 법정에서 다뤄야 하는 '제노사이드'로 규정해 미얀마 측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저 타이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그는 미얀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며 "자기 멋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그의 평소 행동이며, 이번에도 그렇게 했다"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부 다바오 시장 재직 때부터 암살단을 운영했고, 대통령 취임 후에는 마약 용의자 유혈 소탕으로 4천여 명을 재판과정 처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초법적 처형'으로 국제소송에 휘말릴 공산이 커지자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선언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의 경찰초소 습격 사건후 정부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반군 소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죽고 7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난민과 국제사회는 미얀마군이 학살과 방화, 성폭행 등을 도구로 삼아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를 감행했다고 비판하지만, 미얀마 정부와 군은 이런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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