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싱가포르 바위섬 영유권 분쟁, 다시 국제사법재판소로

말레이-싱가포르 바위섬 영유권 분쟁, 다시 국제사법재판소로
싱가포르 영토 판정했다가 말레이 요구로 10년만에 심리 재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사이에 있는 작은 바위섬과 주변 바다를 둘러싼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승패가 갈리게 됐다.
6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ICJ는 말레이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 페드라 브랑카(말레이시아명 바투 푸테)의 영유권이 어느 국가에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싱가포르 해협의 남중국해쪽 입구에 있는 가로 137m 세로 60m 크기의 이 바위섬은 싱가포르가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싱가포르보다 말레이 해안에 더 가까운데다 역사적으로도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의 전신인 조호르 술탄국의 영토였다.
그런 까닭에 두 나라는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제외된 이래 해상교통의 요지인 페드라 브랑카의 영유권을 두고 줄곧 다툼을 벌여 왔다.
ICJ는 2008년 이 섬이 싱가포르 영토에 속한다고 판결했으나, 말레이시아는 식민통치 시절인 1958년 영국과 싱가포르 식민지 행정당국이 작성한 문건 등을 근거로 작년초 해당 판결의 재심을 요구했다.
영국 국립 문서보관고에서 발견된 해당 문건은 1958년에 작성된 싱가포르 식민지 행정당국의 내부 서신과 영국 해군의 해상사고 보고서, 1960년대에 제작된 지도 등이다.
말레이시아는 이들 문서가 식민통치 시절 영국 및 싱가포르 행정구가 페드라 브랑카를 싱가포르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ICJ 내부 규정에 따르면 첫 판결 이후 10년 이내에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당사국이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싱가포르는 1953년 조호르 왕국이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서신을 보낸 이래 1979년까지 싱가포르의 실효지배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페드라 브랑카는 자국의 영토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ICJ는 올해 6월 중순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진행한 뒤 같은달 18일부터 4일간 일정으로 심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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