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음식쓰레기 줄이려 식당에 '포장 봉지' 강제 고심

입력 2018-04-06 11:34  

佛, 음식쓰레기 줄이려 식당에 '포장 봉지' 강제 고심
남은 음식포장에 '심리적 장벽'…낭비되는 음식물 비용 한 해 26조원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프랑스가 식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도기백(doggy bag·남은 음식을 싸가는 봉지)'을 강제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프랑스 의회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식당과 술집, 카페 등에서 도기백을 강제로 사용하도록 하는 음식물 관련 개정 법안을 채택했다.
이는 2025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에서는 외식 뒤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
지난해 식당 주인들이 손님들에게 남은 음식물을 포장해 가도록 강력히 권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
프랑스에서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사랑하거나 아니면 남겨라(love it or leave it)"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져가는데 심리적 장벽이 있다.
이 때문에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일반 가정의 5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편이다. 손님 1명의 식사당 평균 157g로 집계된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보고서를 발간해 프랑스에서 낭비되는 음식물로 인한 비용이 한 해 평균 가구당 400유로(약 52만원)이며, 국가적으로 보면 200억유로(약 26조752억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당 주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음식을 싸가는 것은 프랑스 문화가 아닌 앵글로색슨의 관습"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또한 포장용 봉지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음식을 남기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님들도 "'도기백'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사람이 아니라 개한테 줄 음식처럼 느껴진다"며 손사래를 친다.
프랑스 의회는 다음 달 이 개정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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