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길 "무역전쟁 승자 없어"…블룸버그 "美 셰일업계도 타격 가능성"
"車관세, GM·포드 영향 미미…외려 미국산 BMW·다임러 피해 눈덩이"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세계최대 원자재·곡물 공급업체 미국 카길(Cargill)이 이른바 미·중 G2(주요 2개국)간 무역전쟁의 피해를 경고하는 등 미국 업계 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길은 "무역 긴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양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카길은 "무역 분쟁에서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길이 협상을 촉구한 것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미국 농산물 등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농가와 곡물 중개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연간 약 200억 달러(21조2천680억 원)의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 제조업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수출기업을 회원사로 둔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로퍼스 예사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모두에게 공급망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세계적으로 상당히 통합적인 시장과 공급망 세계에서 관세 정책이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장비제조업협회(AEM)의 데니스 슬레이터 회장은 중국 내 판매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체들이 새 기계류에 대한 투자를 꺼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슬레이터 회장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제조업을 정말 다치게 하기를 원한다면 무역전쟁을 시작하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맞불 관세를 예고한 미국산 106개 품목에 석유화학제품과 액화 프로판을 포함했다면서, 이는 앞으로 에너지 수입을 무기로 이용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작년 4분기에 하루 7억5천만 입방피트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사들인 최대 수입국이다. 또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43만5천 배럴로 전년(하루 18만 배럴)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한 상황이다.
한국 현대선물 윌 윤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다른 곳에 많은 공급업체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언제든 미국 에너지를 버릴 수 있다"며 "중국이 에너지를 곧바로 분쟁에 이용하지 않고 카드를 현명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CNBC에 따르면 투자업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로 독일 업체인 BMW와 다임러가 미국 자동차업체들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에버코어 ISI는 지난 4일 보고서에서 25%의 추가 자동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올해 독일의 차 업체 BMW(9억6천500만 달러)와 다임러(7억6천500만 달러)에 모두 17억3천만 달러(1조8천억 원)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두 업체의 미국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대중 수출량을 기반으로 산출한 수치다.
이에 반해 미국 포드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는 대부분 중국에서 중국 시장용 차를 생산하고 있어 광범위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에서 전량 생산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경우 피해액이 5억7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는 피해액은 각각 1억5천100만 달러, 8천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GM은 올해 미국산 차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을 것으로 에버코어는 전망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