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유산 지켜온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 별세(종합)

입력 2018-04-06 15:25   수정 2018-04-06 15:25

간송 유산 지켜온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 별세(종합)

작가로도 활동하며 '만다라' 작업…생전에 "나는 창고지기"

<YNAPHOTO path='AKR20180406085951005_01_i.jpg' id='AKR20180406085951005_0101' title='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보성학원 이사장 '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보성학원 이사장이 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일제강점기 청자기린유개향로, 훈민정음해례본 등 최고 문화유산들을 사재를 털어 수집했고 1938년 최초의 근대 사립미술관인 보화각(간송미술관 전신)을 세운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아들이다.
한국전쟁 막바지인 1953년 서울대 미대 조소과에 입학한 고인은 곧장 미국 유학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 등에서 공부한 뒤 전업 작가로 활동했으며 휘트니미술관 '영 아메리카(Young America) 1960' 전에 신진작가 30인 중 하나로 발탁되고 전속 화랑이 생길 정도로 주목받았다.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12년 만에 영구 귀국한 뒤에는 서울대 교수, 보성고등학교 이사장 등을 지내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고인은 수많은 고미술품을 보고 자라면서 체득한 동양적 미의식에 유학 시절 익힌 서양 추상표현주의 기법을 접목한 '만다라' 작업을 반세기 가까이 이어왔다.
2013년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그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협력해 소장품들을 시민에게 공개해왔다.
고인은 생전에 자신은 귀중한 문화재를 지키는 '창고지기'일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추억하면서 "아버지 사랑방 약주 심부름하면서 어른들에게 귀동냥하며 배운 게 저를 화가로 이끈 산 교육이었다. 하늘나라 가서 아버지 뵀을 때 '그동안 지키느라 고생했다'는 말을 들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의 아내는 '와사등' 시인 김광균의 딸이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매듭장인 김은영 씨다. 화가이자 상명대 미대 교수를 지낸 전영우 간송미술관 관장이 동생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9일 오전 10시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 02-2072-2010.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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