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안 신경전…박홍근, 바른미래 농성장 본인 사진 등장에 발끈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사장선출과 관련해 특별다수제(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를 도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6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농성을 이틀째 이어간 가운데 농성장 앞에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때아닌 말싸움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위한 국회의장 주재 회동 참석 후 바른미래당 농성장을 지나가다가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
야당 시절 자신이 대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세정·유의동·정운천 의원이 함께 있던 농성장 앞에 선 채로 옆에 있던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나에 대한) 공개적 조롱"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지지 않고 "전국적으로 (박 원내수석부대표의) 인지도를 높여주는 좋은 일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바른미래당이 박 원내수석부대표의 사진까지 활용해 시위에 나선 것은 야당 시절 방송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하고 법안 통과를 촉구했으면서도 정작 여당이 되니 입장이 180도 바뀌어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바른미래당은 전날 농성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도 문제의 사진을 맨 앞에 세웠고, 특히 오 원내수석부대표도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박 원내수석부대표가 회견에 함께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협상 파트너에 대한 눈곱만큼의 예의도 없다"며 "내 사진을 걸어놓고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것이 협상의 태도냐고 국회의장-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강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오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통화에서 "박 원내수석부대표의 반응을 보니 자신의 말 바꾸기에 대한 우리의 지적에 매우 압박을 느낀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방송법 처리를 미루는 것은 야당 시절의 주장을 완전히 바꾼 것이어서 명분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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