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정치적 출혈' 분석…여론통제 vs 여론에 의한 심판
"'1인 권력' 시진핑, 언론·중간선거 눈치보는 트럼프보다 유리"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어느 쪽도 쉽사리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융단폭격에 꿈쩍 않고 보복관세로 응수하면서 무역전쟁도 불사한다는 기세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이처럼 무역전쟁의 가능성 앞에서도 당당한 것은 철저한 언론통제와 공산당 1당 체제에서 설령 무역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미국보다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중국의 대미 보복 조치와 관련,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이 두렵지 않다"며 놀라운 경제회생의 길을 40년 전 출발한 중국이 "외부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NYT는 중국 관료들의 주장과 달리 중국은 실질적으로는 미국보다 무역전쟁에 더 취약한 입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룬 경제 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데 미국이 막대한 양의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무역전쟁 시 미국이 중국에 타격을 줄 방법이 더 다양하다는 이유에서다.
그에 비해 중국이 최근 발표한 보복관세 품목은 전체 미국산 수입 품목의 3분의 1에 해당해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그러나 NYT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그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버티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미 중국 언론과 공산당을 장악하고 있어 그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얼마든지 차단할 수 있다.
반면 오는 11월 중요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될 자국 기업과 유권자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어 관세 폭탄으로 인한 피해가 큰 자국 산업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등을 강제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베이징의 리서치그룹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아서 크뢰버 소장은 "미국 정부는 이런 관세가 (중국에)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국 관료들이 미국 정치체제의 '취약성'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고 봤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왕융(王勇)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보복관세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대두 등 농업부문을 겨냥한 데 대해 "미국의 농업부문은 의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데 "중국은 미국 국내 정치체제가 알아서 일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전략은 미국과 유럽·아시아 동맹국들의 관계를 틀어 미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이라고 봤다.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뢰버 소장은 미국이 중국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데에는 미국의 독자적인 관세보다는 유럽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편이 낫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