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중심엔 헝가리…反EU 가치로 EU 변혁 눈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브렉시트로 위기에 처했던 유럽연합(EU)이 '동유럽의 반란'이라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냉전 종식으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이후 2000년대 EU에 합류한 동유럽 국가들이 EU의 가치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10여 년 만에 새로운 분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EU 회원국들이 EU의 가치와 원칙, 규칙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면서 EU 내부에서부터 자유민주주의 성취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반란'의 중심에는 헝가리가 있다.
오는 8일 예정된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4선을 예약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반(反)자유주의를 내세우면서 EU를 비판하고, 향후 통제권을 더욱 강화하며 전제정치로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또 난민을 '독'이라고 부르며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정책을 거부하고 있다.
헝가리는 2011년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 자유도 평가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EU 회원국 전체에서 가장 낮은 부류로 평가되고 있다.
부패 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 평가에서도 EU 회원국 가운데 불가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부패한 국가에 올랐다.
WP는 헝가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EU의 성격을 위태롭게 하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영국의 EU 탈퇴보다 더욱 심각한 위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독일 관리는 "오르반은 EU를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EU를 변화시키기를 바란다"고 분석했다.
이미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정치권에서는 오르반 총리를 흉내 내거나 칭송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 독일 고위급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WP는 그러나 EU가 헝가리 등의 이 같은 움직임을 제어할 힘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라고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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