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드렸더니 반찬 없다며 라면으로 바꿔…무료밥집 차렸죠"

입력 2018-04-09 08:17  

"쌀 드렸더니 반찬 없다며 라면으로 바꿔…무료밥집 차렸죠"
청주 '사랑의 행복밥집' 8년째 매주 수요일 점심 무료 제공 나서
저소득층 위한 무료급식 단체들 활동 활발…"아직은 따뜻한 세상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쌀을 1포대씩 드렸더니 그걸 슈퍼마켓에서 라면과 바꿔 가더라고요. 반찬 없이 쌀만 갖다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주 수요일 점심때면 청주 용담명암산성동 주민센터 지하의 무료급식소인 '사랑의 행복밥집'은 찾는 노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2010년 10월부터 매주 1차례씩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이 제공됐는데, 오는 11일이면 360번째를 맞는다.
활동 초기에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 노인이 30여명에 그쳤지만 지금은 200명을 웃돈다.
사랑의 행복밥집 연규순 대표가 무료급식 봉사를 생각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쌀 100포대를 어려운 이웃에 전달했는데 이 쌀이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것을 보고 난 뒤다.
밥을 해도 반찬이 없어 라면으로 바꿨다는 노인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들은 연 대표는 생각 끝에 무료급식을 하는 밥집을 차렸다.
그는 "후원자들의 도움 덕분에 8년간 노인들에게 매주 한 끼 음식을 대접할 수 있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단체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의 한 뷔페 역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나섰다.

뷔페를 운영하는 주영식 대표는 지난 2일 청주시 남일면과 '온정 나눔 365 협약'을 체결했다.
주 대표는 33개 리(里)별로 점심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이나 홀로 사는 노인 5∼8명씩 매일 순차적으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남일면 관계자는 "올해 2천500여명의 어르신이 이 뷔페에서 식사를 대접받게 된다"며 "나눔문화가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맘스터치 충북대전지사는 가맹점 25곳을 활용, 매달 25일 청주 지역의 43개 읍·면·동의 저소득층 아동 450명에게 햄버거와 음료를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아동들에겐 '즐거운 외식'이 될 수 있다.
상당구 용암1동 주민들로 구성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도깨비 보물창고'를 오는 13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도깨비 보물창고는 기증받은 생필품, 쌀, 공산품을 한데 모아 놓으면 저소득층 주민들이 1주일마다 정해진 날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는 식으로 운영된다.
박종철 용암1동장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도깨비 보물창고를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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