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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런 날씨에 경기할 수 있겠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에 앞서 몸을 풀며 이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잠실의 하늘은 온통 잿빛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이런 대화는 농담에 가까웠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을 1시간 남긴 오후 5시 30분, 어느 선수도 예상하지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다고 판단한 김용희 감독관이 KBO와 협의 끝에 경기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김 감독관은 "오후 3시부터 지켜봤지만, 점점 더 심해져 기상청 등 여러 군데에 문의했다"며 "내일 아침까지 상당히 안 좋다고 해서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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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선수들이 좋은 야구를 하고 팬들이 쾌적하게 관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요즘 건강에 대한 인식들이 상당히 높아져 경기를 취소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취소의 근거 조항은 2016년 도입된 KBO리그 규약 27조 '황사 경보 발령 및 강풍, 폭염 시 경기취소 여부'다.
27조 3항은 '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규정한다"고 명시한다.
잠실의 오후 5시 미세먼지 농도는 377㎍/㎥로, 주의보(150㎍/㎥)는 물론이고 경보(300㎍/㎥) 기준치도 넘어섰다.
두산은 평일의 경우 경기 개시 1시간 30분 전인 오후 5시부터 관중을 잠실구장에 입장시키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입장을 통제했다.
결국, 선수들의 농담성 푸념대로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심해 경기가 취소된 것은 프로야구 출범 이래 37년 만에 처음이다.
잠실에 이어 수원(한화-kt), 인천(삼성-SK) 경기도 같은 이유로 줄줄이 취소됐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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