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젖꼭지가 외설적?"…이란, 伊축구팀 로고 검열에 '시끌'

입력 2018-04-07 06:00  

"늑대 젖꼭지가 외설적?"…이란, 伊축구팀 로고 검열에 '시끌'
이란 국영TV, 챔스 AS로마-바르샤전 중계 때 AS로마 상징 흐리게 처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란 방송사가 최근 국제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로마의 건국 시조인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의 젖을 먹고 있는 장면을 차용한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S로마의 로고를 검열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6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지난 4일 밤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 AS로마의 16강전을 보여주던 중 AS로마의 로고 속 암늑대의 젖꼭지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화면이었지만, 매의 눈을 가진 시청자들은 이란 당국의 검열 사실을 알아차린 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빈축을 쏟아냈다.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스포츠 기자인 메흐디 로스탐푸르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3천년 동안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엄마 젖을 빼앗겼는데, 이제 이란 국영 TV는 그들에게서 늑대의 젖마저 박탈했다"고 조소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이란 사람에게는 늑대 젖꼭지가 외설적으로 느껴지나 보다"라고 조롱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우리는 로마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자랑스럽다"며 이란 당국의 검열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로마 건국 신화는 출산 직후 아이들이 살해당할 것을 두려워 한 어머니에게서 버려진 뒤 늑대 젖을 먹고 자란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로마를 세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도 로마 시청을 비롯한 로마 시내 곳곳에서는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 젖을 먹고 있는 조각과 동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로마를 연고지로 한 AS로마 역시 수 년 전부터 이 건국 신화를 팀을 상징하는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이미 2년 전에도 이란과 관련한 검열 논란으로 당혹감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6년 1월, 이탈리아를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로마 시청 인근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마테오 렌치 당시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비너스 상을 비롯한 박물관의 유명 누드 조각상을 모조리 흰색 패널로 가리도록 했다.
신체 노출을 금기로 여기는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 문화를 배려한 조치로 해석됐으나, 일각에서는 이란 대통령의 심기를 지나치게 살핀 저자세 외교라는 지적이 일었다.
한편, 이란 TV의 로고 검열 속에 지난 4일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에서 1-4로 패한 AS로마는 오는 10일 홈그라운드로 바르셀로나를 불러들여 챔프 16강전 2차전을 치른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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