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닮았다는 평가…"상대 괴롭혀 협상하는 전략 뜻 맞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중국에 '무역전쟁'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설계한 사람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이 수년에 걸쳐 중국과 협상하면서 거의 결실을 보지 못했으며, 이제 중국에 대립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주장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에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지난해 8월 백악관 회의에서 구체화했다. 그 중심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인물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있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백악관 보좌관과 각료들에게 대중국 무역 적자 현황을 정리한 차트를 보여주면서 중국이 정책 변화를 자주 약속했으나 실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정식 조사를 시작으로 "행동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경제팀이 작년 11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라이트하이저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졌다.
당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미국은 과거 중국과의 협상에서 성과가 없었다고 보며, 트럼프 대통령은 증가하는 미국의 무역 적자를 걱정한다고 전했다.
현재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시진핑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의 지인들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고 증언한다.
전직 무역 관리인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와 라이트하이저는 뜻이 잘 맞는다"라며 "괴롭히고 협박해 상대를 누그러뜨리고서 거래를 성사하는 협상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형인 짐 라이트하이저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접근법은 "직접적"이라며 "그는 미묘한 차이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중국에서 사업한 경험이 있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대(對) 중국 경제정책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로스 장관이 중국과 협상하고서 내놓은 패키지가 과거 제안을 다시 포장하는 수준이어서 대통령에게 묵살당한 후 존재감이 희미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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