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부터 5만2천명 입국…착취·인신매매·폭력·외국인 혐오 노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자국의 혼란을 피해 브라질 국경을 넘는 베네수엘라 난민 행렬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밝혔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UNHCR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하루평균 800명의 베네수엘라 난민이 브라질로 향하고 있으며 적어도 몇 달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NHCR은 베네수엘라 난민을 돕기 위한 재정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난민 지원에 필요한 예산은 4천600만 달러 수준이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진 것은 4%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UNHCR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초부터 브라질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난민은 5만2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4만여 명은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인 보아비스타 시에 머물고 있으며 2만5천여 명이 난민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자격을 신청했다.
보아비스타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난민은 전체 주민 수의 10%에 육박한다. 베네수엘라 난민들은 노숙하거나 주유소 화장실,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UNHCR은 법적 지위를 갖추지 못한 베네수엘라인들이 착취와 인신매매, 폭력, 성폭행, 차별, 외국인 혐오 등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호라이마 주에 모여 있는 베네수엘라 난민 가운데 1만8천여 명을 올해 안에 분산 이주시킬 계획이다.
1차로 난민 550명이 지난 5일 남동부 상파울루 시와 캄피나스 시, 중서부 쿠이아바 시, 북부 마나우스 시로 이동했다.
베네수엘라 난민이 늘어나면서 호라이마 주에서는 현지 주민들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보아비스타 시로부터 57㎞ 떨어진 무카자이 시에서는 지난달 18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브라질 주민 1명과 베네수엘라 난민 1명이 숨졌다. 하루 뒤에는 브라질 주민 300여 명이 베네수엘라 주민 수용시설을 습격해 200여 명을 쫓아내는 일도 벌어졌다.
브라질-베네수엘라 국경에서는 베네수엘라 난민의 입국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