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거래가…집값 상승에 9억 초과 거래 증가, 보유세 부담 커질 듯
'똑똑한 한 채' 선호, 중대형 거래도 늘어…한남더힐 '74억' 최고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약 16%가 9억원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새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주택 거래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똑똑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며 중대형 아파트 거래비중도 20%를 넘어섰다.
9일 연합뉴스가 부동산114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분기에 거래 신고(이하 실거래가공개 시스템 등재 기준)된 아파트 2만4천606건 중 15.9%인 3천921건이 '9억원 초과' 금액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1만8천71건)중 9억원 초과가 11.5%(2천87건)였던 것에 비해 비중이 4.4%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주택은 고가주택으로 분류돼 취득세율도 3.3∼3.5%(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로 9억원 이하의 1∼2%대보다 높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분기 16.2%(2천926건)에서 올해 1분기에는 22.3%(5천475건)로 6.1%p 증가했다.
이에 비해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분기 19.6%(3천550건)에서 13.1%(3천234건)로 감소했다.
지난해 52.6%(9천508건)로 과반을 차지했던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도 올해 1분기에는 절반에 못미치는 48.7%(1만1천976건)로 비중이 축소되는 등 6억원 이하 주택의 거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연초 고가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8.11% 상승했다. 지방의 아파트값이 0.8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1분기만 봐도 지난해의 경우 0.26% 오르는데 그쳤으나 올해 1분기에는 3.53% 상승했다.
서울 마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북지역만 해도 전용 84㎡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을 넘는 단지가 수두룩하다"며 "최근 집값 상승으로 강남은 물론 강북지역 아파트 중소형까지 속속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대열에 들어서면서 9억원 초과 거래량이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적별로는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85㎡ 초과 거래량(실거래가 신고 등재 기준)은 총 3천190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19.7% 정도였으나 올해는 1∼2월에는 중대형 거래량이 5천91건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전용면적 60∼85㎡ 거래량은 지난해 1분기나 올해 1분기 각각 42%, 41%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전용 60㎡ 이하는 지난해 38%에서 올해 36%로 더 많이 줄었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양도소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똑똑한 한 채 보유 심리가 종전보다 커지면서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9억원 초과 주택의 거래가 늘면서 보유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4월말 확정 발표되는 공시가격이 강남권과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작년보다 20∼3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보유세 인상도 추진되고 있어서다.9일 가동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가 보유한 고가주택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팔린 가장 비싼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면적 244.8㎡로 지난 1월 74억원에 거래 신고가 됐다.
이 아파트 전용 240∼243㎡도 4건이 나란히 61억∼67억원에 신고됐는데 임대에서 분양전환을 하며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남더힐을 제외하고는 청남동 마크힐스이스티윙 전용 192.8㎡가 지난 2월 59억원에 팔린 것으로 신고됐고, 청암동 상지리츠빌카일룸 2차 전용 244.3㎡(58억5천만원), 강남구 삼성동 아펠바움 전용 241.9㎡가 48억6천500만원,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244㎡가 45억원 등에 팔리며 그 뒤를 이었다.
비강남권에서는 1월에 거래된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244.5㎡가 43억7천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다만 이달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팔리면서 3월 신고 분에는 직전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싸게 거래된 아파트도 눈에 띄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110.8㎡는 올해 1월 최고 20억1천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에는 2억원 이상 낮은 17억7천만원에 거래됐고, 잠실엘스 전용 84.9㎡도 지난 1월 고층이 최고 17억3천만원에 거래됐지만 3월 중순에는 비슷한 고층이 16억원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7단지 전용 53.4㎡는 올해 1월 1층이 12억5천만원에 거래됐으나 3월말에는 5층이 이보다 1억원가량 싼 11억5천500만원에 신고됐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8㎡는 연초 최고 16억원에서 3월에는 15억1천만원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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