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강효상, 2016년 KIEP 지원받아 英 출장…4박에 1천800만원"
'한미연구소장 교체' 靑 개입설 반박…"야당, 뻔히 알면서 트집 잡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8일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맞서 김 원장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금감원장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정부의 금감원 개혁을 저지하려는 일부 야당과 관료들의 내부 저항 때문으로 보고, 청와대와 함께 '김기식 지키기'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무슨 로비를 받고 간 출장이 아니다"라며 "만약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차제에 밝히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피감기관 지원 출장은) 당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이라면서 "한국당 의원들 사례도 정리해서 공개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놨다.
실제로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보좌진 사이에서는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한국당 최경환·강효상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아 영국 출장을 다녀온 내용이 담긴 KIEP측 보고서가 돌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두 의원은 KIEP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2016년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총 6일 일정으로 런던을 다녀왔으며, 소요 예산은 약 1천820만원에 달했다.
두 의원은 런던에서 나흘간 머물며 숙박비 207만9천450원을 지원받았으며, 강 의원의 경우 왕복항공료 738만4천800원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당시 항공료를 KIEP로부터 지원받지는 않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출장 명목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파생될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파급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의 유관기관을 방문해 심층 면담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는 '김영란법' 시행 이전이어서 법에 저촉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당도 이 출장 사례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와대가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구재회 한미연구소장 교체를 요구했다는 한국당의 주장에도 어불성설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통화에서 "한미연구소 문제는 수년째 국회 정무위에서 다뤄온 사안"이라며 "구 소장은 12년째 장기집권하면서 사실상 '1인 연구소'로 운영해놓고 국회에는 정작 한 번도 사업계획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정무위에서 세게 비판했지만 나아진 건 없었다"며 "이제야 연구소의 투명성 제고와 인적혁신 방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같이 정무위에 있었던 야당 의원들도 다 아는 사안임에도 한국당은 지금 이 문제를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지점으로 삼으려 한다. 뻔히 알면서 트집 잡으려는 것"이라며 청와대 개입설을 일축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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