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 가서 사실 상처 좀 받았죠."
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4승을 따낸 김지현(27)은 "그래도 기회가 왔으니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깔깔 웃었다.
김지현은 작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LPGA투어 기아 클래식과 ANA 인스퍼레이션에 초청받아 출전했지만 컷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미국 원정에서 돌아와 치른 국내 개막전에서 거뜬하게 우승한 김지현은 "LPGA투어에서 많은 걸 배웠다. 또 미국에서 좋지 않은 성적이 외려 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욕심부리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LPGA투어 대회 나가서 안 풀려서 답답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편하게 치려고 노력했다."
이틀이나 경기를 치르지 못한 반쪽 대회가 김지현에게는 행운이 됐다.
대회 개막 이틀 전에 미국에서 돌아와 시차 적응과 피로 해소가 채 되지 않았던 그는 경기가 열리지 못한 이틀 동안 푹 쉬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고 귀띔했다.
김지현이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나설 때는 오지현(22)에 3타 뒤처져 있었다.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 3타 이상을 줄이기가 쉽지 않았다.
김지현은 "바람에 강한 컨트롤 샷을 많이 하는 편이라 이런 장기를 잘 활용했다"고 비결을 털어놨다. 특히 "욕심을 내려면 캐디가 다잡아서 컨트롤 샷을 하도록 유도해줬다. 캐디와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혔다.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김지현은 "16번홀에서 순위표를 보고 17, 18번홀을 잘 마무리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18번홀에선 긴장이 됐지만 좋아하는 우드샷이 잘 맞아 안심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잡았던 김지현은 예상보다 빨리 시즌 첫 우승을 올렸으니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지 않느냐는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대회를 하면서 점차 수정해야지 당장은 2승이 먼저"라는 그는 "다만 앞으로 3차례 타이틀 방어전에선 모두 이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얻은 김지현은 "꼭 가보고 싶었던 대회"라며 반겼다. 그는 "국내 투어에 집중할 생각이지만 기회가 오면 LPGA투어 대회를 피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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