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기념여행 앞둔 피해자 18명, 출국 당일 통보에 분통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단체여행을 기획한 여행사 대표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는 바람에 중국행을 앞둔 단체관광객들이 출국 당일 국내에 발이 묶이는 일이 벌어졌다.
8일 국내 A 여행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서 중국 장자제(張家界)로 떠날 예정이던 단체관광객 18명의 항공기 탑승이 갑자기 취소됐다.
중년의 단체관광객들은 국내 한 초등학교 동창으로, 지난해부터 단체여행을 계획해 지난달 말 A사에 1인당 137만원을 보내고 세부 일정을 받은 상태였다.
A사 대표 B씨는 피해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최근 보이스피싱을 당해 여행대금 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오늘만 손꼽아 기다리며 경북 청송, 경기도 부천,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김해공항으로 모였는데 결국 여행이 취소됐다"며 "너무 황당해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A사가 판매한 장자제 단체여행 상품은 실제로는 A사와 계약한 국내의 한 대형 여행사가 현지 예약과 항공권 발권 등의 실무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가 여행대금을 해당 여행사에 모두 납입하면 비로소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형태다.
B씨는 "믿고 맡겨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보상할 계획"이라며 "보이스피싱 피해는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각자 준비했던 여분의 여행경비 등을 모아 이날 오후에 제주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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