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측, 사건발생직후 이슬람테러 암시…당국 "이슬람 무관" 빠른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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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 부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뮌스터 차량돌진사건이 발생한 직후 트위터에 "우리는 해낸다!"라는 글을 '성난' 이모티콘과 함께 올렸다.
이 말은 메르켈 총리가 난민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자주 사용했는데,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 실패를 비꼬면서도 이번 사건이 난민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암시를 남긴 것이다.
가뜩이나 유럽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차량돌진 사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였다는 점에서 테러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독일 사회는 이런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사당국은 이슬람 난민에 의한 테러라는 루머가 확산되자 사건 당일 저녁 "이슬람과 연관성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못을 박는 등 차분히 사건 수습과 조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사당국의 공식 입장에 따라 이슬람 난민으로 향하던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지게 됐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고향부 장관도 8일 뮌스터를 찾아 "범행이 테러와 연관돼 있다는 어떤 단서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런데도 폰슈토르히 부대표는 "이슬람 테러의 모방범죄로 이슬람은 다시 공격할 것"이라고 이번 사건과 이슬람을 연관시키려 했지만, 언론은 이를 곱지 않게 바라봤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폰슈토르히 부대표에 대해 "그녀는 어떤 지식이 필요 없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성급하게 이슬람 난민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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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트도이체차이퉁은 "모든 범죄자가 저지른 행동의 책임은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있다"면서 "범죄자가 난민이건 정신이상자건 그의 범행은 주변 사람들이나 출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독일 언론도 사건 발생 직후 테러 가능성도 주시했지만, 전반적으로 추측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애초 이전 차량돌진 테러에서 용의자들이 달아나거나 흉기를 휘두른 것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는 범행 직후 차 안에서 총으로 자살해 양상이 다소 달랐다.
시민들도 수사당국에 차분히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루머가 번지자 불안감을 조성하고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루머를 퍼트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모든 시민이 모범적으로 행동했다"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부상자들을 치료 중인 뮌스터 대학병원 측은 전날 트위터에 야간에도 헌혈을 받을 수 있다고 올리자, 한밤중에 헌혈하려는 사람들이 병원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8일 밤에는 뮌스터의 파울루스 대성당에서 펠릭스 글렌 가톨릭 주교의 집전 아래 합동 추모 미사가 열렸다.
이번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독일 태생의 48세 남성으로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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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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