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소문난 잔치'라던 마스터스, 반전없는 마무리

입력 2018-04-09 09:43   수정 2018-04-09 10:25

역대 최고의 '소문난 잔치'라던 마스터스, 반전없는 마무리

우즈 우승 도전과 매킬로이·스피스·파울러 추격전 모두 '무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개막을 앞두고 그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3년 만에 출전하는 데다 최근 내로라하는 세계 톱 랭커들이 대부분 참가해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우승 경쟁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우즈의 출현으로 최종 라운드 입장권 가격이 1천만원을 넘겼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1라운드 TV 시청률은 우즈가 출전하지 않은 지난해에 비해 40%나 올랐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우즈와 필 미컬슨(48·미국) 등 팬들에게 친숙한 얼굴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우승 예감'을 하게 했고, 이에 대항하는 '20대 기수'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메이저 무관'의 한을 날려버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나 올해 PGA 투어에서 한 차례씩 우승한 폴 케이시,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 등 유럽파 선수들의 성적도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가르시아가 첫날 15번 홀(파5)에서만 13타를 치며 일찌감치 컷 탈락했고, 외국 베팅업체들로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된 우즈 역시 1, 2라운드 모두 오버파 성적에 그치면서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미컬슨도 왼손잡이가 유리하다는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에서 관록을 발휘하지 못하고 컷 통과 막차를 탄 것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최종일에는 '역시 명인 열전'이라는 감탄사가 나올 뻔한 장면이 몇 차례 있었지만 결국 모두 무위에 그친 채 비교적 평범한 마무리가 되고 말았다.
먼저 3라운드까지 선두 패트릭 리드(미국)에게 3타 뒤진 2위였던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는 모두 우승,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매킬로이가 정상에 오르면 올해 대회는 역사에 남을 한 장면이 될 수 있었다.
특히 매킬로이는 2011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날 80타를 치는 '대참사'를 겪은 경험도 있어 더욱 극적인 우승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이날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선두였던 리드도 전반 9개 홀에서는 버디 2개, 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을 했던 터라 매킬로이로서는 아쉬움이 더 컸다.




매킬로이 대신 리드 추격에 나선 것은 2015년 이 대회 우승자 스피스였다.
스피스는 3라운드까지 리드에 9타 차나 뒤처져 있었지만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이며 '대역전 드라마'를 꿈꿨다.
마스터스 사상 최다 타수 역전승 기록은 1956년 잭 버크가 3라운드까지 선두 켄 벤추리에게 8타를 뒤져있다가 뒤집은 것이다.
따라서 이날 스피스가 우승했더라면 마스터스 사상 최다 타수 역전승이 나올 판이었다.
실제로 스피스는 후반 9홀에서는 공동 선두까지 오르기도 했다. 16번 홀(파3)에서는 10m 버디 퍼트를 넣고 공동 선두에 오르며 환호했다.
게다가 최다 타수 역전 우승의 주인공은 다른 이도 아닌 최근 남자골프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 중 하나인 스피스가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드가 14번 홀(파4) 버디로 다시 1타 차 선두를 되찾았고, 스피스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티샷과 퍼트 모두 실수를 저지르며 오히려 3위로 밀려났다.
마지막 희망은 리키 파울러(미국)였다. 파울러는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4언더파로 리드를 1타 차로 압박했다.
리드가 남은 17, 18번 홀에서 1타라도 잃으면 동타가 되면서 연장에 들어가야 했다.
파울러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이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2회, 5위 이내 7번 했던 선수라 연장전에서 이긴다면 지난해 가르시아 못지않은 감동을 불러 일으킬만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 역시 리드가 남은 홀을 모두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물론 리드 역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스러운 하루가 됐겠지만, 많은 골프팬들에게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담만 되뇌게 한 결과가 됐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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