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서방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 백악관이 영국 축구팬들의 러시아 월드컵 방문을 만류하고 나섰다.
영국은 최근 자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와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9일 더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는 만약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뭔가 상황이 잘못될 경우' 미국은 영국인들을 도울 수 없을지 모른다면서 영국팬들에 러시아행을 재고하도록 경고했다.
영국 의회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월드컵 기간 외교부가 '특히 떠들썩하기로 유명한' 자국 응원객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외교부는 러시아 월드컵 방문객들에 유의를 당부하면서 시위와 러시아 정치 상황에 대한 공개적 언급을 피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백악관 관리는 그러나 강력한 경고를 통해 러시아 월드컵 기간 영국팬들이 효과적인 대사관 또는 영사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만약 어려움에 봉착하면 미 대사관으로서도 별다른 수단이 없게 될 것임을 지적했다.
이 관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외교관들을 추방함으로써 테러 대응 능력이 약화하는 한편 러시아 내에서 영국과 미국인들에 대한 영사서비스도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월드컵을 선전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러시아가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계약에 따라 모든 팬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리는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국제대회가 테러 목표가 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주로 정보담당인 서방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함으로써 테러 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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