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형병원이 간호사 등 의료진의 각종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노동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체불된 임금은 200억 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올해 1월부터 석 달간 이들 지역의 대학병원 9개와 300인 이상 일반병원 22개 등 대형병원 31개를 근로감독 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근로감독은 병원의 경영상황 및 과거 노사관계 파악 등 철저한 사전 준비와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 전자간호기록시스템(ENR)과 지문인식시스템 전산 자료 입력 내용 등을 토대로 진행됐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과 위험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등 법정수당이 부족하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통상임금 누락에 따른 체불액은 부산 A 병원 21억5천700만 원 등 8개 병원 121억6천만 원으로 전체 체불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인 60%를 차지했다.
병동의 교대근무 간호사가 근무시간 이후 인수인계나 교육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연장근로를 했어도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병원이 29개(43억8천만 원)였다.
경남 거제 C 병원 등 14개 병원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상여금과 식대 등을 제외한 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부산 D 병원 등 6개 병원은 임산부의 교대근무 시 야간·휴일근로 인가를 받지 않거나 토요일 근무 등 통상적인 고정연장근로를 하다 이번에 적발됐다.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식비와 가족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본급을 낮게 책정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한 체불액은 경남 양산 E 병원 2억6천200만 원 등 12개 병원 6억4천300만 원이었다.
정지원 부산고용노동청장은 "간호사의 교대근무 및 교육·행사 참여 시간의 금품 미지급과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처우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며 "하반기에는 지역 중소병원에서 근로감독을 벌여 노동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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