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장근석을 중심으로 한 활극이 유쾌함을 주지만 부제처럼 '세상을 바꿔라'고 외치기엔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힘이 부족하다.
10일 CJ E&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월 26일~4월 1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 용어설명 참조) 톱 10에서 SBS TV 수목드라마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가 단숨에 2위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40.1.
'스위치'는 한류스타 장근석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더군다나 그의 1인 2역을 볼 수 있고, 파트너는 한예리로 보기 드문 조합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예상대로 드라마는 유쾌·상쾌·통쾌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1회부터 검사 백준수(장근석 분)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자리를 사기꾼 사도찬(장근석)이 대신하게 되기까지의 스토리가 빠르게 그려지면서 몰입감을 높였다.
'피고인', '귓속말', '조작'으로 지난해부터 사회 부조리를 꼬집는 내용에 집중해온 SBS는 '스위치'에서도 외교관 마약 사건 등 에피소드를 그리며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백준수-사도찬-오하라(한예리)의 팀플레이로 사건을 통쾌하게 '클리어' 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러나 '스위치'의 시청률은 6~7%대에 머물며 그다지 통쾌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신분 바꾸기 콘셉트가 더는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게 '스위치'의 한계다. '진심'을 가진 가짜가 진짜의 자리를 대신했을 때, 그 진심은 실력이 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까지 일조한다는 내용은 분명히 매혹적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 본 내용이다.
익숙한 소재를 굳이 활용하고자 했다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획기적으로 새로워야 하고, 신분이 바뀐 이유와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스위치'에는 그런 부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스케일이 큰 것까지는 좋은데 다소 비현실적인 에피소드들 역시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물론 본격적으로 1인 2역에 나선 장근석의 열연은 볼만하다. 한예리, 그리고 사기꾼 팀과의 조합도 즐겁다. '악역'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웅인의 연기 역시 빠져든다. 다만 한류스타의 얼굴에만 기댄 가벼운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좀 더 촘촘하고 성의 있는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이밖에 tvN 월화극 '시를 잊은 그대에게', tvN 예능 '현지에서 먹힐까?'가 각각 3위, 7위로 신규 진입했다.
1위는 최근 13년 만에 작별을 고한 MBC TV 간판 예능 '무한도전'으로, CPI 지수는 278.7이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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