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핫식스' 이정은, 미국 진출 저울질

입력 2018-04-1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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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핫식스' 이정은, 미국 진출 저울질
작년엔 "아직은…" 올해는 "기회 오면 잡겠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6관왕 이정은(22)은 툭하면 미국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마다 이정은은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당분간 국내 무대에 전념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이정은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작년과 다른 대답이 돌아온다.
"기회가 오면 잡겠다"는 게 요즘 이정은의 대답이다.
물론 "해외 진출에 목을 매는 건 아니다. 다만 미국에서 뛸 기회가 생긴다면 사양하지 않겠다. 그런 기회가 오지 않으면 국내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부연 설명이 따르긴 하지만 확실히 작년과 결이 다르다.
이정은이 말하는 '기회'는 두 가지 경우를 말한다. 하나는 초청 선수로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L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는 것이다.
이른바 '고진영 방식'이다. 고진영(23)은 작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LPGA투어 선수가 됐다.
'박성현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LPGA투어 비회원이라도 투어 대회에서 1년 동안 받은 상금이 해당 시즌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들면 이듬해 LPGA투어에서 뛸 수 있다.
박성현(25)은 2016년에 7차례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21위에 해당하는 68만2천 달러의 상금을 벌어 이듬해 LPGA투어에 무혈입성했다.
이정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에 부쩍 의욕을 보인다는 건 올해 대회 출전 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일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하고 3일 귀국한 이정은은 9일 저녁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정은은 12일부터 열리는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 출전한다. 3주 사이에 미국을 두번 오가는 강행군이지만 마다치 않았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 그리고 한국 땅에서 열리는 KEB 하나은행챔피언십 등 출전 자격이 있는 LPGA투어 대회는 빠짐없이 나갈 예정이다. 합치면 모두 6개 대회에 이른다. 성적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고진영 방식'이 아니라도 '박성현 방식'으로 LPGA투어 카드를 따낼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작년 LPGA투어 상금랭킹 40위는 47만7천 달러를 벌었다.
이정은이 출전하는 대회는 모두 상금이 큰 메이저대회나 특급 대회라서 상위권에만 꼬박꼬박 입상하면 얼마든지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16위를 차지한 이정은은 3만6천190달러를 받았다.
이정은이 "박성현 언니처럼 누적 상금으로 투어 카드를 따도록 도전해보겠다"고 의욕을 보인 이유다.
이정은이 LPGA투어 진출에 적극적으로 돌아선 것은 단 두번 뿐이지만 LPGA투어 코스를 겪어보고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ANA 인스퍼레이션을 치른 뒤 이정은은 "1, 2라운드에서 낯선 그린 컨디션에 적응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내심 10위 이내 입상이 가능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정은은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린 코스가 난도가 높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작년 US여자오픈에서는 공동5위에 올라 20만7천 달러를 챙긴 바 있다. 당시에도 이정은은 "US여자오픈이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다른 LPGA투어 대회에 나가도 어려움 겪지는 않겠다고 느꼈다 "고 말했다.
이정은이 LPGA투어 진출에 대한 의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은 올해 KLPGA투어에서 세운 목표다.
그는 "상금왕 2연패를 굳이 욕심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외 원정을 자주 가야 하는 만큼 국내 대회 출전 횟수가 아무래도 작년보다 적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이정은의 설명이다.
다만 이정은은 "퀄리파잉스쿨을 보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 이정은은 "LPGA투어 코스에는 자신이 어느 정도 있지만 장거리 이동 등 투어 생활을 잘해낼 수 있을지는 솔직히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서도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고 넘겼다.
이정은의 미국 진출 의욕이 구체화하면서 어쩌면 이정은의 LPGA투어 입성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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