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합의 '엉거주춤'…산은 수용 여부 불투명(종합)

입력 2018-04-10 01:54  

STX조선 합의 '엉거주춤'…산은 수용 여부 불투명(종합)
시한 넘긴 잠정안 도출, 확약서 제출못해…노조 "완전합의 아냐"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박정헌 기자 = STX조선해양 노사가 채권단이 요구한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인 9일 자정을 넘겨 생산직 인건비 절감 방안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STX조선 노조는 이날 자정을 넘어서야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무급휴직·임금삭감·상여금 삭감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사측과 고정비 절감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설명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아직 남았다.
합의안이 나왔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시한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자구계획안과 함께 거듭 요구한 노사확약서도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이 합의안을 수용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노사 간 마라톤 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협상 상황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사가 인건비 부분에 대해선 상호 의견 접근을 보았고, 10일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큰 틀에서 사측과 접점을 찾았으나 인적 구조조정과 관련해 세부적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인적 구조조정 부분에 대한 협의가 사측과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측과 계속 협의를 이어가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 비로소 완전한 최종 합의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과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며 "다만 아직 '완전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10일 오전 중 노조 설명회를 거쳐 노사확약서 제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난달 8일 STX조선을 일단 살린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측에 고정비를 지금보다 40% 줄이는 자구계획을 요구했다.
고정비를 40% 줄이는 핵심이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이다.
이 방침을 따르려면 STX조선 생산직 690명 중 500여명을 내보내야 했다.
사측은 생산직 직원들을 상대로 지난달과 이달 초 두 차례 희망퇴직·아웃소싱(협력업체로 자리를 옮김) 신청을 받아 144명(희망퇴직 104명·아웃소싱 40명)을 줄였다.
그러나 인원 감축은 목표치의 30%에 불과했다.
노조는 인적 구조조정에 동의하는 확약서 제출은 불가하다며 지난달 26일부터 전면파업을 해 왔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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