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찬양이유로 출판중단 등 요구…출판사 "나치에 동조안해"
홀로코스트 부인해 온 오스트리아 작가 게르트 혼지크 사망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폴란드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 2명과 나치에 맞서 싸운 레지스탕스 대원 1명이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책을 발행했다는 이유로 폴란드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80대 3명이 폴란드 출판사 '카트마르'(katmar)를 상대로 지난 6일(현지시간) 소송을 제기했으며 폴란드에서 이런 종류의 민사소송은 처음이라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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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문제 삼은 책은 벨기에 출신 나치 부역자 겸 나치 친위대(SS) 장교인 레옹 디그렐(1906~1994)이 쓴 '히틀러시대 1'(The Age of Hitler 1)과 '히틀러시대 2 '(The Age of Hitler 2), '민주주의자 히틀러'(Hitler the Democrat)다.
디그렐은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 벨기에의 극우 '렉스당'(Rex Party)을 이끌다가 SS 장교로 변신했고, 히틀러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언론에 배포한 글을 통해 "나치 범죄에 관련한 역사적 진실을 지키고 이런 진실을 폴란드의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기 위해" 소송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이들 책을 역사적 기록물이라기보다는 친나치 선전물로 봐야 한다며, 이는 나치의 폴란드 점령기에 박해받은 사람들의 존엄성은 물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관련 책의 판매와 배포를 중단하고 언론을 통해 사과할 것과 함께 4만 즐로티(약 1천300만 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나치즘 선전이나 홀로코스트 부인은 폴란드에서 형사범죄로, 이론상으로는 형사법 정에서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검찰은 관련한 다수의 사건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출판사 측은 관련 책들이 나치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통찰력을 제공해 역사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뿐 극우에 동조하거나 불법인 것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출판인 메모를 통해 나치 이데올로기를 분명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홀로코스트 부인으로 악명을 떨친 오스트리아 작가 게르트 혼지크가 지난 7일 헝가리의 자택에서 7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오스트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유럽의 신나치 운동 확산에 큰 역할을 한 혼지크는 1960년대 극우들의 공격행위에 가담했다가 수감됐으며 이후 수십 년간 홀로코스트를 부인하고 반유대주의 및 인종차별적 서적이나 선전물을 출판해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2009년 홀로코스트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다 다시 교도소에 갇힌 뒤 2011년 석방후 헝가리에서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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