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 국가부주석 취임 축하에 왕치산 "오랜 친구" 맞장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달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시진핑 오른팔' 왕치산(王岐山)이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1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전날 베이징 관청가 중난하이(中南海)의 외빈 접견 장소인 쯔광거(紫光閣)에서 싱가포르의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회담했다.
회담장에서 먼저 리 총리가 "지난해 9월 방중했을 때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던 왕 부주석이 지난달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후 이렇게 새로운 직책을 맡게 되니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왕 부주석은 "우리가 이렇게 오랜 기간 만나니 응당 '오랜 친구'(老朋友)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며 리 총리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했고, 다시 리 총리가 왕 부주석을 "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화답했다.
리 총리는 왕치산이 지난해 10월 제19차 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서 물러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외국 지도자이다. 또, 왕치산이 지난달 국가부주석으로 복귀한 후 처음으로 만난 외국 지도자이기도 해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와 중국의 관계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깊은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며 "중국이 개방을 지속하고 무역 다자주의를 지켜 세계 번영에 공헌할 것을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하이난(海南)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상하이로 가서 상하이 시 신임 지도부를 만나고 상하이의 발전상을 둘러볼 계획이다.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서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사정을 진두지휘했던 왕치산은 지난달 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해 중국 외교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왕치산은 시 주석이 끔찍하게 챙기는 인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치고 사실상 '2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 부주석은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한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과 만나 외교 행보에 시동을 걸었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할 대국 외교를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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