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누가 돌 던질 수 있나" 김기식 옹호…일각서 비판론도(종합)

입력 2018-04-10 15:23   수정 2018-04-10 15:23

민주 "누가 돌 던질 수 있나" 김기식 옹호…일각서 비판론도(종합)

"여비서와 해외출장 프레임은 미투 엮기 음모…국회의원 대상 전수조사해야"
일각 "관행이라 주장하면 국회의원 전체를 죽이는 것" 지적…민주, 여론 주시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한지훈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0일에도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혹으로 야권의 사퇴 공세를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김 원장의 당시 출장이 부적절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야당이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청와대의 인사검증 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결국 개혁 성향의 김 원장을 낙마시켜 금융권 개혁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김 원장이 과거 여성인턴과 해외출장을 함께 다녀왔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을 "음모"라며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비서와 해외출장을 갔다'는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연관 지어 선입관을 갖게 하려는 음모"라면서 "또 (같이 출장 간 인턴의) 고속승진을 특혜로 몰아가는 것은 인턴을 심부름꾼으로 보는 자유한국당스러운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하는 것은 보좌진과 동지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민주당 안에서 당연시되는 일"이라면서 "특혜 출장이 아니고 대가를 바라는 로비도 없었다고 본인이 밝힌 만큼 인격을 계속 흠집 내기 하는 것은 공당의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언론과 보수야당이 '원장과 여비서'라는 프레임으로 부적절한 시각을 유도해 국회의원 보좌진을 비하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왜 여비서라고 하며 남녀를 구분하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김 원장에 대한 공격을 금융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금감원장은 금융권의 검찰총장인데, 재벌과 금융권에서 김 원장의 임명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김 원장의 출장 문제도 '관행'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원장의 출장은 전혀 특이한 사례가 아니다"면서 "김 원장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무위 간사인 민주당 이학영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원장이 외국 출장을 갔던 당시에는 다른 의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갔다"면서 "김 원장만 과거의 일을 현재의 법으로 재단해서 검찰까지 고발하자고 한다면 국회의원 전수를 조사해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게 해임사유면 국회의원 중에 자유로운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의 과거 출장 중 관광을 했다는 보도 등과 관련, "공식일정과 저녁 시간, 휴식 이런 것은 다 있다"면서 "기본 중요 일정이 공식일정이면 공식업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김 원장을 비판한 것에 대해 "안 후보는 지지율 하락 화풀이를 왜 엉뚱한 사람에게 하느냐"(김현 대변인 논평)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원장의 처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두 번씩이나 '문제가 없다'고 해서 공개적으로 말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김 원장의 사례를 관례라고 하면 국회의원 전체를 죽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다선 의원도 "김 원장처럼 가는 출장은 거의 없는 게 아니라 없다"면서 "과거에 개혁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런 출장이 더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출장 자체가 문제다.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 원장에 대해 추가 의혹이 제기되고 여론이 지금보다 더 악화할 경우 더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원내 핵심관계자는 "아직 당 전체 분위기는 나쁘지는 않다"면서 "다만 뭔가 더 나오면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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