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부자 베이조스, 트럼프 말폭탄에도 묵묵부답 배경은

입력 2018-04-10 14:12  

최고부자 베이조스, 트럼프 말폭탄에도 묵묵부답 배경은
1주일간 6차례 독설에도 침묵 일관…다른 CEO들과 대조적
'득 될 것 없다' 판단 가능성…회사 장기가치 제고 주력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세계 최고 부자로 아마존을 이끄는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독설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9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공세에 일절 대응치 않고 있다. 단 한 번 트위터를 통해 유튜브 본사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에 대해 위로를 표했을 뿐, 대중의 눈길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베이조스의 함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세심히 공적인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본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는 대체로 기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6차례나 아마존으로 인한 폐해를 꼬집었고 기자회견에 참석하거나 에어포스 원(미국 공군 1호기)을 타고 가면서도 아마존을 질타했다.
그가 이처럼 험담을 연발하는 것은 베이조스 개인은 물론 그가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 방향에 대해 불만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 측근들과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해석이다.
베이조스는 정치에 관한 한 오랫동안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있었다. 가끔 그의 정치적 관심을 엿볼 수 있는 기부 행위를 조심스럽게 행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트위터에 글은 올리지 않고 있으며 가끔 외부 행사를 골라 연설할 정도였다.
물론 베이조스가 정치적 발언을 완전히 외면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에 그를 날카롭게 비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트럼프)을 위해 내 우주선(블루 오리진)의 좌석 하나를 비워 놓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트럼프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서서히 허물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 그는 공적인 비난을 삼가고 있다. 이런 태도 전환은 그의 소신인 장기전 전략에 부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트머스 대학 터크 경영대학원의 폴 아르젠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얽혀서 이득이 있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하고 "반격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지속된 베이조스의 침묵은 일부 대기업 CEO와는 대조적인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은 늘 반(反)트럼프적"이라고 비난하자 즉각 반박한 바 있다.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베이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은 식품 소매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산업,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그가 침묵을 지키는 것은 아마존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중역들도 회사가 외부에서 이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의 우편 서비스(USPS)를 그들의 배달원으로 삼아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으며 도처의 소매업체들을 파산시키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는 아마존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소식통들은 아마존은 내부적으로 대체로 평온하며 정상적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고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이 화제에 오르곤 하지만 그다지 큰 우려는 불러일으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내린 것이 경영진과 간부층에 다소 불안감을 안겼으나 대부분은 트위터를 통한 공세가 곧 끝나리라고 보고 무시하고 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경영진이 안정을 회복한 것은 오랫동안 주가의 거친 변동을 경험한 덕분이 크다고 말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아울러 회사의 장기적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베이조스의 일관된 입장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베이조스는 임직원 전체가 참석한 회의에서 증권 분석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빌려 회사의 낙관적 장래를 강조한 적이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투표기, 장기적으로는 계량기"라는 유명한 격언이 그가 인용한 말이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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