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방문하는 홍콩에 경호 비상이 걸렸다.
'마약과의 유혈전쟁' 등 법보다 주먹을 앞세운 정책으로 필리핀 안팎에서 논란을 빚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 뒤 10일 오후 늦게 홍콩을 방문, 사흘간 머물 예정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필리핀의 마약사범 초법적 처형 때문에 비교적 고위험 표적으로 여겨지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홍콩 경찰의 대대적인 경호를 받을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경찰의 '묻지 마' 식 마약용의자 사살을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보복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그런 위협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테르테 정부는 초법적 처형 의혹을 부인하며 마약 소탕전을 강행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한 소식통은 "MP5 기관단총과 SIG 516 반자동 소총 등 중화기로 무장한 대테러팀 정예요원들이 이례적으로 출동할 것"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가는 모든 지역을 순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파 교란 장비를 갖춘 폭발물 검색·처리 차량도 두테르테 대통령 경호를 위해 배치된다.
이 같은 경호 강화는 최근 홍콩 주재 필리핀영사관의 할릴로 델라 토레 노무관이 본국으로 조기 소환된 것과 관련, 필리핀 교민들이 반두테르테 시위를 벌일 가능성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델라 토레 노무관은 필리핀인 인신매매와 이에 연루된 고용기관들을 문제 삼으며 대책을 추진하고 성과도 내 교민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델라 토레 노무관의 업무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조사를 지시했고 결국 임기 1년을 앞둔 그에게 소환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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