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포럼 7개국 15개 지자체 원자력 전문가 경험 공유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원전사고가 났다는 정보를 주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0일 부산 기장군 힐튼 부산에서 열린 제3회 기장포럼에 참가한 이자와 시로 일본 후타바정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얻은 교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장군이 마련한 기장포럼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도시의 안전과 번영의 해법을 모색하고 원전 도시의 경험을 공유하는 학술행사다.
7개국 15개 도시 지자체장과 원자력 전문가가 참석한 이번 행사에 세계 3대 원전사고(후쿠시마·체르노빌·스리마일)의 교훈을 주제로 특별 세션이 마련됐다.
후타바정은 일본 후쿠시마현 해안에 있는 소규모 도시로 51.42㎞ 면적에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7천140명(2천611가구)이 살고 있었다.
이자와 정장은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람의 방향과 방사선량 측정장비 등을 유용하게 활용하지 못했다"며 "방사능 오염물질의 흐름을 빨리 확인해 주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났으나 주민 대부분이 일본 전역에 분산되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방사선량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2022년 주민들이 귀환하는 것을 목표로 마을을 복구시키고 철도와 고속도로, 주택단지 등 도시 인프라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다 요시아키 오나가와 시장은 "오나가와 원전은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원전이었고 거대한 쓰나미가 발전소를 강타했지만 정전으로 인한 통신중단과 시설 파괴로 인해 시청은 '모든 원자로 자동 가동중지 성공'이라는 첫 번째 보도 이외에 발전소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나가와는 후바타정과 약 100㎞ 떨어진 곳에 있고 인구가 1만여 명인 작은 도시다.
스다 시장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오나가와를 타격한 쓰나미 높이는 약 13m였고 해수면 14m 높이 부지에 건설된 원전에는 도달하지 못해 심각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지만 바다가 방사능에 오염되면서 수산업 피해로 이어졌다"며 "지금은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힌 가자미가 원전사고 이후 처음으로 수출될 정도로 안정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비탈리 페트룩 우크라이나 출입금지구역관리 기관장은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4호기 폭발사고 사례를 소개하면서 원자로 결함 이외에도 발전소 내 안전문화 부족, 원전관리·감독의 허점, 바람 방향을 무시한 주민 대피 실수 등을 지적했다.
1979년 3월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 스리마일 섬(TMI)에 있는 원전 2호기 노심 용융사고 당시 규제기관 사고분석 팀원으로 활동한 레이크 배럿씨는 "이 사고로 미국 원전 산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으나 모든 조직에 안전문화를 강화하고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높은 생산성을 창출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배럿씨는 "미국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곳이 없어 아주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며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는 유럽의 사례를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정확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해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원전의 안전성 확보 방안과 원전해체 방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NEA) 관계자는 '원전해체 전망'과 '악천후에 맞서는 원전의 복원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기장포럼은 원전 소재 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지방정부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경험과 지혜를 모으는 장이다"며 "올해는 최악의 원전사고를 되짚어보면서 교훈을 생각하고 자연재해에 대비한 원전 안전성 확보방안, 원전해체 등도 함께 고민하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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