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협정 20주년 맞아 힐러리 클린턴 가디언에 의견 밝혀
'협정 중재' 빌 클린턴은 더블린·벨파스트 잇따라 방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가 부활해 양측 간 평화를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후 다른 영국 지역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떠나게 되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의 사이에 과거 내전 시절과 같이 엄격하게 국경을 통제하는 '하드 보더'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은 클린턴 전 장관이 북아일랜드 평화협정('굿 프라이데이' 협정) 20주년을 맞아 미국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이날 신문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사람들이 투표하고 싸우고 심지어는 죽어가면서 이뤘던 평화를 브렉시트가 약화시켜서는 안된다"면서 "국경을 다시 만드는 것은 지역사회를 다시 분열시키면서 '좋지 못했던 옛날'로 돌아가게 해 엄청난 차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단기적인 이익이 북아일랜드가 직면한 장기적인 문제 해결 보다 앞서게 된다면 역사의 영향은 더 가혹해지고 용서받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북아일랜드와 우리 전체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라며 "브렉시트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나는 하나로서의 유럽연합, 그리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믿을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이자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서 '굿 프라이데이 협정'의 막후 해결사 노릇을 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이어 이날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를 찾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굿 프라이데이 협정'이 여전히 갈등에 갇힌 다른 사람들에게 불빛이 되고 있으며, 다른 민족 전쟁이 이 협정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협정은 우리가 어떻게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특사로 협정 체결을 끌어냈던 조지 미첼 전 미국 상원의원은 영국과 아일랜드가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의견 충돌을 뒤로하고 협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첼 전 상원의원은 협정 체결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의 협력이 결정적인 요소였다며, 이번에도 양국 정부의 강한 결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난기류에도 불구하고 협정이 계속 지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굿 프라이데이 협정'은 1998년 4월 10일 당시 블레어 영국 총리와 아언 아일랜드 총리의 중재로 북아일랜드 신·구교도 정파 사이에 체결된 평화 협정이다.
이 협정으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해 온 구교계와 영국 잔류를 고수해 온 신교계 간에 1969년 이래 계속된 유혈분쟁이 종결됐다.
앞서 아일랜드는 1921년 북부 얼스터 지방의 6개주만 독자적인 의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영국의 일원으로 남고, 나머지 3개주 및 남부 아일랜드가 독립해 아일랜드 자유국을 구성했다. 이후 1949년 아일랜드 공화국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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