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C 정당 "미국이 조율…평화협정 중대 국면" 경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이끌었던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협상가가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RCN 방송 등 현지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반 마르케스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FARC) 정당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정부와의 평화협정 협상가로 참여했던 헤수스 산트리치 동지가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된 것은 기념비적인 평화협정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트리치 동지의 체포는 콜롬비아 검찰의 협조 아래 미국이 조율한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며 "산트리치 동지의 체포로 평화협정이 진정한 위협에 직면하는 등 가장 중요한 국면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오는 7월부터 의원으로 활동할 예정이었던 산트리치는 전날 수도 보고타에서 체포됐다. 본명이 세우시스 파우시바스 에르난데스로 알려진 산트리치는 쿠바에서 진행된 평화협상에 옛 FARC 반군 협상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옛 FARC 반군은 2016년 11월 콜롬비아 정부와 52년 넘게 계속된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무장을 해제했다.
옛 FARC 반군은 지난해 8월 말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어 FARC와 약자가 같은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을 새 정당명으로 확정하고 정치세력으로 거듭났다. 평화협정에 따라 FARC 정당은 산트리치를 포함해 최소 10명의 의회 진출을 보장받았다.
콜롬비아 검찰에 따르면 산트리치는 평화협정 체결 이후 미국으로 10t의 코카인을 밀반입시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화협정에 따라 경미한 전쟁범죄를 짓거나 배상책임을 다한 반군은 사면을 받지만 협정 체결 이후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산트리치가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돼 마약밀매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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