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취임 다음날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아웃…"볼턴이 잘랐다"(종합)

입력 2018-04-11 09:20  

볼턴 취임 다음날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 아웃…"볼턴이 잘랐다"(종합)
블룸버그 "볼턴 요청으로 보서트 사임"…볼턴 주도 안보라인 개편 본격화 관측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미국 백악관에서 국내 테러 방지와 사이버 보안 문제를 담당해온 토머스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공식 취임 다음 날 이뤄진 조치로, 이틀 전 사의를 밝힌 마이클 앤턴 NSC 대변인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안보 관련 고위직의 사임 소식이다.
이에 따라 볼턴 보좌관이 주도하는 백악관 외교·안보 진용의 인적 개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인사의 내막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서트 보좌관이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의 요청으로 사임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전·현직 관료들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보서트를 잘랐다"면서 "보서트는 볼턴의 첫 번째 메이저 희생자"라고 전했다.
보서트 보좌관은 기존 업무는 물론 지난해 허리케인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인정받았지만, 백악관 내에서 그를 뒷받침해줄 인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톰이 위대한 우리나라의 안전과 안보에 헌신한 데 대해 감사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서트 보좌관은 하루 전까지도 자신이 물러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그는 지난 8일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적극 옹호했고, 9일 밤에는 조지아 주의 한 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럼프 백악관'의 정책 결정 방식을 열정적으로 옹호했다.
이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보서트가 곧 백악관을 떠난다는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았으며, 단지 농담조로 "트럼프를 위해 일하는 모든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언급했을 뿐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국토안보 부보좌관을 역임한 보서트는 43세의 젊은 나이에도 북한과 러시아 등 적국의 사이버 공격과 작년 미 영토 곳곳을 덮친 허리케인 피해에 잘 대응해 이름을 알렸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여야의 초당적 지지를 받은 몇 안 되는 고위급 인사 중 하나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의 업무에 짜증을 내고 대테러나 사이버전에 관한 고위급 정책 이슈에 관여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복수의 행정부 관료들이 NYT에 전했다. 심지어 볼턴이 꿰찬 NSC 보좌관과 같은 자리를 원했다는 말도 들린다.
이번에 자신을 사실상 해고한 볼턴의 전임 허버트 맥매스터 전 NSC 보좌관과도 껄끄러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국토안보보좌관 직을 NSC 산하에 편입하려고 했을 때 강하게 저항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볼턴 보좌관 역시 보서트를 내보내고 그의 업무 중 대테러와 사이버안보 등의 업무를 NSC로 이전할 계획이다.
보서트 해임 이후에도 볼턴 보좌관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라고 NYT가 보도했다.
그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새 NSC 보좌관(볼턴)이 몇몇 부서에서 자신의 팀을 구축하면서 다른 퇴출 소식도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볼턴은 신속하게 대통령 참모진 다수를 제거하거나 조기 은퇴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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