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美 의회청문회 첫 출석…"정보유출 명백한 실수"(종합)

입력 2018-04-11 08:41   수정 2018-04-11 11:12

저커버그, 美 의회청문회 첫 출석…"정보유출 명백한 실수"(종합)

"페이스북 악용 충분히 막지 못해" 거듭 사과…티셔츠 대신 정장 차림
"러시아 허위정보에 맞선 싸움은 일종의 군비경쟁"
"혐오 게시글 적발하는 AI, 5~10년 이내 개발 가능"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영현 기자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미국 의회청문회에 출석해 개인정보 무단 유출 파문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의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에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흘러나간 점에 대해 "명백한 실수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내가 페이스북 경영을 시작했으며, 내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의회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2007년 페이스북 창업 이후 처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성격 검사 용도로 개발한 페이스북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수집한 정보를 영국 정보 수집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넘겼다는 내부자 폭로가 지난달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 앱을 실제로 사용한 27만 명 외에 그들과 연결된 친구들까지 정보가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보호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이 업체가 8천700만 명의 정보를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넘긴 것으로 밝혀져 파문은 더욱 확산했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재발 방지 등의 입장을 밝혔고, 지난달 25일에는 신문에 "죄송하다'며 전면 광고를 냈다.
그는 청문회에서 "이런 도구(페이스북)가 해를 끼치는 데 사용되는 것을 충분하게 막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가짜 뉴스, 외국의 선거 개입, 혐오 발언 등에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수만 개에 달하는 앱 중에서 '다수의' 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책임 범위와 관련, "(게시글의) 내용에 책임을 지고 있다"며 "광범위한 관점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공 지능 기술 발전에 따라 페이스북 같은 회사는 '혐오' 게시물에 대해 주도적으로 제거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게시물 내용의 '언어적 뉘앙스'까지 정확히 가려낼 수 인공 지능 도구는 앞으로 5~10년 이내에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커버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에는 우리의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누군가가 검증 절차 회피를 위해 '유령' 정치광고 회사를 세운다면 페이스북이 반드시 이를 찾아낸다는 보장이 없다고 시인했다.
그는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에 맞서는 것을 일종의 '군비경쟁'에 비유한 뒤 "그들은 (시스템 악용을 위해) 더욱 능력을 개발하고, 우리도 이에 맞서 더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페이스북과 접촉을 시도했느냐는 의원 질문에 "그렇다"면서 "특검에 협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대면 조사를 받진 않았으며, 회사가 소환장을 받았는지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오는 11일에는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다시 증언할 계획이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평소 티셔츠 차림 대신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44명의 청문위원 앞에 섰다.
그가 정장에 넥타이를 맨 모습은 2012년 자신의 결혼식, 2017년 하버드대 연설 등에서만 볼 수 있었다.
cool@yna.co.kr,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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