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홈런과 홈런 사이 '디테일'로 채운다

입력 2018-04-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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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홈런과 홈런 사이 '디테일'로 채운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SK 와이번스의 달라진 야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왔다.
SK는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후 제이미 로맥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김동엽의 타석 때 치고 달리기 작전을 걸었다.
김동엽이 우중간으로 안타를 날려 스타트가 빨랐던 제이미 로맥이 순식간에 3루까지 진루했다. SK는 이어 한동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1점을 더했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SK는 LG를 4-1로 따돌리고 2위(9승 4패) 자리를 유지했다.
SK는 지난해부터 '홈런 군단'이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구축했다. 지난해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기록(234개)을 세웠다.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최정(46개)을 필두로 제이미 로맥(31개), 한동민(29개), 김동엽(22개) 등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9명이나 배출했다.
SK는 올 시즌에도 10일까지 29홈런으로 리그 1위다.
하지만 올 시즌 SK는 홈런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홈런은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SK는 홈런을 많이 친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지난 시즌의 성적(5위)으로 뼈저리게 체감했다.
그래서 SK는 홈런에 의존하지 않고도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주목했다.
리그 홈런 부문 공동 1위인 김동엽의 타석 때 치고 달리기 작전을 시도한 것에서 보듯 세밀함을 더했다.
올 시즌 SK의 팀 볼넷은 53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많다. 도루는 11개로 리그 공동 3위다. 올해의 SK는 잘 칠뿐만 아니라 인내심이 커졌고, 잘 뛰기까지 한다.
그 결과 SK는 팀 홈런 1위뿐만 아니라 팀 득점(89개) 3위, 팀 타점(84개) 3위, 팀 출루율(0.362) 4위 등 다른 세부지표 역시 상위권이다.
SK가 시즌 초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홈런 때문만은 아니다.
홈런 페이스가 떨어질 때, 스몰볼로 그 틈새를 메우며 득점력을 유지했기에 자연스럽게 결과물이 따라오는 것이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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